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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카와 놀이공원
    요술램프 2022. 7. 24. 19:01

     

    대학에 다니는 조카가 술을 한 잔 사달라며 집 앞에 찾아왔었다.

    삶이 깜깜하다고. 

    흙수저까지는 아니지만 음,, 은수저나 동,, 스뎅수저쯤 될라나. 

    예체능 학과라 같은 과에 금수저 동기들이 많아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듯 했다.

     

    조카야 가령,, 우리가 석기시대에서 온 원시인들이라 하자.

    처음 본 놀이공원에서 너도 나도 서성이고 있다. 

    할아버지는 귀신의 집에 들어가셨다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시고

    할머니는 끝날 줄 모르는 바이킹의 무서움을 홀로 견디다 못해 스스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으셨다. 

    아버지는 자이로드롭에서 생을 포기할까도 고민하셨지만 그래도 견뎌내고 지금은 공원구석 회전목마에 앉아 꿀아이스크림을 빨고 계신다.

    놀이공원이 언제 폐장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아버지는 더이상 롤러코스터류의 고생길에 오르지 않아도 된다하신다.

    20대의 조카도 40대의 나도 언제 이 지긋지긋한 놀이공원을 나갈 수 있을지는 모른다. 음,, 놀이공원 밖에는 뭐가 있는지 아직 아무도 경험해보진 못했다고 한다. 나갔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은 없으니까.

    조카야.

    음,, 우린 아직 이 놀이공원을 처음 접해본 원시인이지만 즐겨보도록 하자.

    땅바닥에 처박힐 것 같은 롤러코스터도 우릴 죽이지는 못한다. 우리가 견뎌내기만 한다면.

    올라갈 때도 두렵고 내려갈 때는 더 무섭지만 오르는 대로 내리는 대로 즐겨보도록 하자.

    두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긴 줄 한가운데 있더라도, 우리가 놀이공원에 있음을 즐겨보도록 하자.

    여긴 놀이공원이니까.

     

     

    기도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위험에 처해도 두려워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고통을 멎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고통을 이겨 낼 가슴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생의 싸움터에서 함께 싸울

    동료를 보내 달라고 기도하는 대신

    스스로의 힘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두려움 속에서 구원을 갈망하기보다는

    스스로 자유를 찾을 인내심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내 자신의 성공에서만 신의 자비를 느끼는 

    겁쟁이가 되지 않도록 하시고

    나의 실패에서도 신의 손길을 느끼게 하소서.

    _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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